어떻게 하면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을 끝낼 수 있을까? (대(對)하마스 이스라엘 전략에 관해서)

이철영(국제정세 연구팀장)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이 시작된 지 벌써 1년이 넘었다. 이제는 이 전쟁이 레바논의 헤즈볼라와 이란까지 확전 되고 있으며 전쟁이 끝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최근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수장 하니예, 신와르 그리고 헤즈볼라의 리더 나스랄라를 제거하며, 조직의 리더를 없애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과연 이러한 이스라엘의 전략은 전쟁을 끝내는데 도움이 되는 것일까?

미국 카네기멜론 대학교 전략 및 기술 연구소장인 오드리 커스 크로닌 (Audery Kurth Cronin, 2024)은 테러조직을 없애는 여섯 가지 방법을 설명한다.

1. 테러 그룹이 목표 달성하고 스스로 해체하는 것

2. 테러 그룹이 범죄 네트워크나 반란군으로 변질되는 것

3. 성공적인 군사 억압

4. 지도자 체포 혹은 제거

5. 협상

6. 내부 붕괴 및 지지 상실

크로닌은 역사적으로 100년에 걸쳐 457개의 테러조직을 연구하여 그 데이터를 가지고 이스라엘의 전략에 대해 조언을 한다. 가장 효과적으로 전쟁을 끝내는 전략은 6번째, 즉 하마스가 스스로 무너지도록 만드는 것이다. 오히려 3, 4번의 전략을 써온 이스라엘은 수많은 가자지구 민간인들의 희생과 대중매체의 영향으로 하마스의 지지율을 올리고 있다. 하마스의 지도자들을 죽인다고 그들을 완전히 없앨 수 있을까? 이스라엘은 40년이 넘게 하마스와 싸워 왔다. 그리고 수많은 지도자들을 제거해왔다. 그럼에도 여전히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다음은 크로닌의 글 전문이다. 아무쪼록 이 땅 가운데 속히 전쟁이 그치고 하나님의 샬롬이 임하기를 소망한다.

가자 지구에서의 전쟁은 무차별적인 폭력과 유혈 사태, 죽음의 패턴 속에서 지속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모든 측이 손해를 보고 있으나 하마스만은 예외다. 이스라엘은 작년 가을 가자 지구를 침공하며, 하마스를 제거하여 10월 7일과 같은 잔혹 행위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는 군사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전쟁은 하마스 조직원의 수를 줄이는 데 일부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하마스에 대한 지지는 오히려 팔레스타인인들 사이에서, 중동 전역에서, 심지어 전 세계적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스라엘이 공격에 대한 군사적 대응을 취한 것이 정당한 행위였을지라도, 그 방식은 이스라엘의 국제적 입지에 중대한 타격을 입혔고, 가장 중요한 동맹국인 미국과의 관계에도 상당한 부담을 주었다.

이스라엘의 압도적이고 무차별적인 군사 대응은 주로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수만 명의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희생시키고 있다. 10월 7일에 인질로 잡힌 이스라엘인들은 하마스, 팔레스타인 이슬람 지하드, 그리고 다른 팔레스타인 단체의 구금 상태에서 고통받거나 사망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로의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한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기아에 가까운 상황이 초래되었다. 작년 말,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수십 개국의 지지를 얻어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에서 집단 학살을 저질렀다고 국제사법재판소에 고소했다. 5월에는 바이든 행정부가 백만 명이 넘는 민간인들이 포로로 잡혀 있는 가자 남부 라파 도시를 침공하려는 이스라엘의 계획에 대한 불만을 표명하며 일부 미국 무기 공급을 중단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스라엘이 수천 명의 하마스 전투원을 사살했다고 주장함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을 위협할 만한 하마스의 능력이 크게 약화되었다는 증거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이스라엘의 대응은 하마스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면도 있다. 2024년 3월 팔레스타인 정책 및 조사 연구 센터가 실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가자 주민들 사이에서 하마스에 대한 지지율은 2023년 12월 이후 14% 포인트 상승하며 50%를 넘어섰다. 이스라엘 민간인, 특히 어린이와 노인이 학살당하는 것은 하마스에 대한 동정심을 간접적으로 증폭시킬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하마스는 비국가 행위자로서 상징적, 정치적 목적을 위해 민간인을 대상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모든 기준을 충족하며, 이러한 이유로 테러 조직으로 간주된다. 이 단체는 팔레스타인의 복지와 효과적인 통치를 우선시하기보다는 무장 투쟁을 우선시하는 이기적이고 폭력적인 극단주의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하마스를 제거하는 것이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중동, 그리고 미국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10월 7일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 정부의 고강도 군사적 대응과 팔레스타인 민간인의 희생과 고통에 대한 무관심은 결과적으로 하마스에게 유리한 상황을 조성했다. 가자 지구와 서안 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 중동 전역의 아랍 인구, 그리고 서구의 젊은 세대를 포함해 하마스가 목표로 하는 주요 청중들 사이에서, 10월 7일의 잔혹 행위는 점차 희미해지고, 이스라엘이 범죄적 가해자이며 하마스는 무고한 팔레스타인인을 방어하는 존재라는 하마스의 서사를 강화하는 이미지가 자리잡고 있다.

간단히 말해, 전술적 승리에도 불구하고 가자 지구에서의 이스라엘 전쟁은 전략적 재앙이라 할 수 있다. 하마스를 물리치기 위해서는 테러 조직의 소멸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기반으로 한 보다 나은 전략이 필요하다. 다행히 이에 대한 역사적 증거는 풍부하다. 몇 십 년간의 연구를 통해 약 100년에 걸친 457개의 테러 캠페인과 조직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한 결과, 테러 단체가 소멸되는 여섯 가지 주요 경로가 식별되었다. 이러한 경로들은 상호 배타적이지 않다. 종종 하나 이상의 역동성이 동시에 작용하며, 다양한 요인이 단체의 소멸에 기여한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특히 단체들이 군사적 패배가 아닌 전략적 실패를 통해 소멸되는 경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10월 7일 이후,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존재 자체에서 제거하려는 억압적 전술을 시도했으나, 그 성과는 미미하다. 보다 현명한 전략은 하마스에 대한 지지를 서서히 잠식해 몰락을 앞당기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억압된 것의 귀환

테러단체가 사라지는 경로 중 가장 드문 방식은 목표 달성이다. 소수의 단체만이 목표를 달성함으로써 존재를 소멸했다. 예를 들어,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아프리카 민족회의(ANC)의 군사 조직인 움콘토 웨 시즈웨(uMkhonto weSizwe)는 아파르트헤이트를 끝내기 위해 초기 캠페인에서 민간인을 공격했다. 또 다른 예는 팔레스타인에서 영국군을 몰아내고 아랍 공동체의 대규모 이주를 유도하며 이스라엘 건국의 기반을 마련하려고 테러를 사용한 유대인 무장 단체 이르군(Irgun)이다. 그러나 테러 단체가 핵심 목표를 달성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지난 100년 동안 약 5%의 단체만이 이러한 성과를 달성했다. 하마스가 이 목록에 포함될 가능성은 낮다. 이스라엘은 군사적, 경제적으로 하마스를 훨씬 능가하며 미국의 지지를 받고 있다. 하마스가 목표인 “강에서 바다까지 팔레스타인의 완전한 해방”을 이루는 유일한 방법은 이스라엘이 스스로의 통합성과 존속을 심각하게 훼손하여 스스로를 파괴하는 경우 뿐이다.

테러 단체가 종료되는 두 번째 방식은 범죄 네트워크나 반란군으로 변질되는 것이다. 범죄와 테러는 중첩되기 때문에, 이러한 전환은 새로운 단체를 형성하는 것이라기보다 정치적 변화를 촉진하려는 기존 목표 대신 금전적 이득을 위해 현 상태를 착취하는 것으로 목표를 전환하는 것이다. 반란으로의 전환은 단체가 대중을 충분히 동원하여 영토와 자원을 통제하려 국가와 맞설 수 있을 때 발생한다. 이는 현재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에서 유지하고 있는 전략을 지속할 경우 가자 지구, 서안 지구, 심지어 이스라엘 본토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결과다.

테러 단체가 소멸되는 세 번째 방식은 국가의 성공적인 군사 억압을 통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대해 수행 중인 캠페인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이다. 억압은 성공할 수 있지만 막대한 비용이 수반된다. 예를 들어, 1999년에 시작된 러시아의 두 번째 체첸 분리주의 캠페인은 거의 10년 동안 지속되었다. 독립적 자료에 따르면 최소 25,000명의 민간인이 사망했고 수십만 명이 피난했다. 유혈 사태와 파괴는 막대했으나, 러시아는 주요 분리주의 집단을 소멸시키고 친러시아 정부를 수립했다. 마찬가지로 2008~2009년에 스리랑카 정부는 스리랑카 해방 호랑이(LTTE)를 섬의 북동부 지역에 고립시켜 섬멸하려 했고, 유엔에 따르면 수만 명의 민간인이 사망했으나 LTTE 지도부를 제거하며 30년에 걸친 내전을 종식시켰다.

그러나 군사 억압은 대테러 전략으로서 실적이 좋지 않다. 지속하기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들며, 테러 단체 구성원을 일반 인구와 분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지만 이러한 조건을 충족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억압적인 캠페인은 시민의 자유를 침해하고 국가의 구조를 약화시킨다. 초토화 전술은 사회의 성격을 변화시키며 정부가 무엇을 방어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예를 들어, 1960년대 초 우루과이에는 강력한 정당 시스템, 교육받은 도시 인구, 확립된 자유 민주주의 전통이 존재했다. 그러나 마르크스-레닌주의 단체인 투파마로스(Tupamaros)가 암살, 은행 강도, 납치를 벌이자 정부는 군대를 투입했다. 1972년까지 군대는 이 단체를 제거했으나, 이후 군부는 쿠데타를 일으켜 헌법을 중단시키고 의회를 해산했으며 군사 독재를 수립하여 1985년까지 나라를 지배했다. 투파마로스는 사라졌으나, 군사 정권은 수천 명의 사망자와 피난민을 발생시키며 우루과이의 민주주의를 파괴했다.

가자 지구에서 억압적 접근을 설명하면서 이스라엘 지도자들은 하마스가 이슬람 국가(ISIS)와 유사하며 유사하게 패퇴시킬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실제로 2017년까지 미 주도 연합군은 2014년에 ISIS가 점령한 이라크와 시리아 영토를 탈환하여 ISIS의 존재를 줄였다. 그러나 ISIS는 끝나지 않았다. 오히려 전 세계에 걸쳐 “지방”이라는 아홉 개의 그룹으로 분열되어 여전히 유혈 공격을 계획하고 때로는 실행하고 있다. 3월, ISIS-K—아프가니스탄 기반 호라산 지부—가 모스크바 인근 콘서트홀을 공격해 14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더욱이, 국제적 테러 조직인 ISIS와 달리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내 영토 장악에 집중하는 그룹이다. 군사력은 가자 지구에서 하마스의 통제를 약화시킬 수 있지만, 영토 분쟁의 근본 문제에 대한 정치적 해결책이 없는 한 이 그룹은 다시 등장해 이스라엘 군대와 민간인을 목표로 삼을 것이다.

일부는 이스라엘의 전략적 문제는 잘못된 목표 설정에 있다고 주장할 수 있다. 이러한 시각에서 문제의 핵심은 하마스가 아닌, 하마스를 지원하고 무장시키는 이란이다. 그러나 테러 단체의 후원국을 공격하는 것은 더 큰 혼란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 지난 4월 이스라엘과 이란은 상호 공격을 주고받았고 이는 전면전으로 확산될 뻔했으나 양국은 물러섰으며 현재 이스라엘은 하마스에 집중하는 것이 옳다. 궁극적으로 가자 지구에서 이스라엘의 성과 부족은 놀랍지 않다. 순수한 군사적 대테러 전략은 성공 가능성이 낮으며 특히 민주주의 국가에서 수행하기 어렵다. 먼저, 글로벌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언론 보도를 억제하는 것이 쉽지 않다. (언론인 보호 위원회에 따르면 전쟁 시작 이후 가자에서 100명 이상의 언론인이 사망했다.) 또한, 군사 억압에 의존하는 다른 권위주의 국가들과 비교해, 이스라엘은 자국의 법률과 정책에 제약을 받고 있으며, 무력 남용을 비판하고 전쟁 범죄를 반대하는 미국의 지지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수장 제거

테러 단체가 종결되는 네 번째 방식은 지도자 체포 또는 살해(참수)이다. 프랑스 급진 좌파 단체인 다이렉트 액션은 1980년대 암살과 폭탄 테러를 감행했으나 1987년 주요 지도자들이 체포된 후 활동을 중단했다. 1992년, 페루의 극좌 테러 민병대인 빛의 길(Shining Path)의 지도자 아비마엘 구스만이 체포되자 폭력은 즉각 감소했고, 무장 세력은 정부의 사면을 받아들였으며 10년 동안 소규모 마약 범죄 조직으로 분열되었다. 일본의 종말론적 테러 종교 단체 옴 진리교(Aum Shinrikyo)는 1995년 지도자 아사하라 쇼코가 체포된 후 이름을 바꾸고 결국 폭력을 포기했다.

참수를 통해 종결되는 단체는 일반적으로 소규모, 계층적 구조로 조직되며, 지도자 숭배의 특성을 가지며 대체 가능한 후계 계획이 부족하다. 평균적으로 이러한 단체는 설립된 지 10년이 채 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반면, 오래된 고도로 네트워크화된 단체들은 재조직하여 생존할 수 있다. 하마스는 참수 전략에 적합한 후보가 아니다. 하마스는 고도로 네트워크화된 조직으로, 거의 4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지도자 제거로 하마스를 소멸시킬 수 있었다면 이미 오래전에 하마스는 소멸되었을 것이다. 이스라엘은 이를 지속적으로 시도해왔다. 1996년 이스라엘 보안군은 하마스의 주요 폭탄 제조자 야히야 아야시가 사용하는 휴대전화에 폭발 장치를 설치해 그를 즉사시켰다. 몇 년 후, 두 번째 인티파다가 발발하면서 암살이 증가했고, 2004년 하마스 창립자 아흐메드 야신도 이스라엘에 의해 사망했다.

2006년 학자 무하마드 하페즈와 조셉 햇필드는 하마스 지도자 암살 전후의 폭력율을 분석한 결과, 암살의 영향이 미미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후속 연구들도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표적 암살은 단체의 능력이나 의도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그러나 10월 7일 이후 이스라엘 정부는 다시 이 전술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공격 수 주 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기자들에게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모든 지도자를 어디에 있든 암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국내 정보기관인 신 베트의 수장 로넨 바르는 이스라엘 국회의원들에게 이스라엘이 “가자, 서안, 레바논, 터키, 카타르, 어디에서든” 하마스 지도자를 제거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이스라엘은 하마스 군사 지도자를 포함한 100명 이상의 하마스 지도자들을 제거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러한 암살은 가자 지구에서 하마스의 군사력을 일시적으로 약화시킬 뿐, 단체의 장기적 능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하마스는 수십 년간 핵심 지도자를 교체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해 왔다. 전술적 성과가 거의 없는 것뿐만 아니라, 이러한 접근은 전략적 비용도 초래했다. 지도자 제거가 임박한 공격을 막는다면 정당방위로 간주될 수 있다. 그러나 특정 작전과 연관되지 않은 무차별적 표적 암살은 국가의 행동을 테러 단체와 도덕적으로 동등한 수준으로 보이게 한다. 이는 특히 표적 범위가 확대될수록 더욱 심해진다. 예를 들어, 지난 4월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에서 하마스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의 세 아들과 네 손주를 포함한 가족을 공습으로 사망케 하자, 하니야는 자신을 테러 조직의 지휘자가 아닌 슬픔에 잠긴 아버지이자 할아버지로 묘사할 수 있게 되었다.

협상 정책

이스라엘이 하마스 지도자들을 제거하려는 대신, 장기적 정치적 해결책을 위한 협상을 시도할 수 있다. 물론, 대부분의 이스라엘인에게 이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방안일 것이다. 그리고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인 간 오랜 실패한 협상의 역사와 현재 두 집단이 느끼는 깊은 분노를 고려할 때, 지금 평화 회담을 권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그러나 협상은 테러가 종식될 수 있는 다섯 번째 방안이다. 예를 들어, 북아일랜드에서는 1998년 성금요일 협정을 통해 임시 아일랜드 공화국군의 수십 년간의 테러 캠페인이 종식되었다. 2016년에는 콜롬비아 혁명군이 정부와의 복잡한 협정에 합의해 무장을 해제하고 정상적인 정치 정당으로 전환했다. 이들 단체는 하마스처럼 민간인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했다. 이들과 대화하는 것은 관료들에게도 어려운 일이었으며, 특히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는 이 단체의 전 구성원을 사회에 다시 받아들이는 것이 큰 과제였다. 그러나 결국 유혈 사태는 멈췄고, 국가들은 비교적 적은 대가만을 치렀다.

테러 단체에게 협상은 위험 요소를 동반한다. 협상 테이블에 나오는 것은 유용한 정보를 드러내며, 폭력 외의 대안이 없다는 서사를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테러 단체 중 약 18%만이 협상에 참여하며, 협상은 대개 폭력이 낮은 수준으로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오랜 시간에 걸쳐 진행된다. 오랜 역사를 가진 단체일수록 협상 가능성이 높아진다. 테러 단체의 평균 수명은 8~10년이지만, 협상을 하는 단체들은 대개 20~25년 동안 존재해 온 경우가 많다. 물론, 협상에는 구체적인 논의 내용이 필요하며, 테러 단체와의 가장 성공적인 협상은 종교나 이념이 아닌 영토 분쟁을 둘러싼 경우에 이루어진다. 비록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진지한 협상은 테러 단체 내에 정치적 해결을 원하는 사람과 계속 싸움을 고집하는 사람 사이에 분열을 일으킬 수 있다. (반대로 협상이 무의미하게 끝나는 경우도 있다. 스리랑카 정부는 LTTE를 소탕하기 전에 노르웨이의 중재 아래 5년 이상의 협상을 진행했다.)

하마스가 협상을 통해 소멸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는 이 단체가 이스라엘과의 회담을 경시해 온 오랜 역사 때문이다. 1990년대에 하마스는 평화 프로세스가 진전을 보이면 방해 공격을 감행하곤 했다. 현재 하마스는 이른바 일국 해법이라는 변형에 더 헌신하고 있으며, 이는 상대를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일부 이스라엘 극단주의자들도 이와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마스와 이스라엘은 과거에 협상을 한 적이 있으며, 보통 카타르와 같은 중재자를 통해 이루어졌다. 이는 지난해 11월 단기 휴전 및 인질과 죄수 교환을 이끌어낸 협상을 포함한다. 미국, 이집트,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외부 행위자들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두 국가 해법을 목표로 하는 외교 과정을 재개하도록 압박할 가능성도 있다. 하마스, 혹은 적어도 일부 분파나 잔류 세력이 여기에 참여할 가능성도 상상할 수 있다. 이러한 협상은 길고, 난관이 많으며 양측 극단주의자들에 의해 방해받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단지 이 과정을 발표하는 것만으로도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사실, 이는 하마스의 테러가 종식될 수 있는 가장 가능성 있는 방안을 촉발하는 조건을 형성할 수도 있다. 바로 스스로의 패배이다.

그들 자신, 최악의 적

대부분의 테러 단체는 여섯 번째 방식으로 종결된다. 내부 붕괴나 지지 상실로 인해 실패하는 것이다. 자멸하는 단체들은 세대 교체 과정에서 사라지거나 (미국의 극좌 테러 단체 웨더 언더그라운드, 1960~1980년대), 분파로 분열되거나 (성금요일 협정 이후 남겨진 IRA 잔당들), 운영상의 이견으로 인해 붕괴되거나 (1970년대 초 캐나다의 분리주의 단체 퀘벡 해방 전선), 이념 차이로 분열되기도 한다 (2001년 일본 공산주의 적군파).

단체가 실패하는 또 다른 이유는 대중적 지지를 잃는 것이다. 때로는 정부가 사면이나 일자리와 같은 더 나은 대안을 제공하기 때문이지만, 가장 중요한 원인은 목표 설정의 실수로 인해 핵심 지지층에서 혐오감을 유발하는 경우다. 예를 들어, 1998년 8월 아일랜드의 작은 시장 마을 오마에서 발생한 리얼 IRA의 폭탄 테러로 29명이 사망했으며, 그중 다수는 어린이였다. 이 사건에 대한 광범위한 혐오가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을 결집시키며 성금요일 협정에 대한 지지를 강화했다. 2004년, 체첸 분리주의자들이 러시아 베슬란의 한 학교를 점거하여 거의 200명의 어린이를 포함한 300명 이상의 사망자를 초래한 사건 또한 유사한 실수였다. 이로 인해 체첸 내외에서 분리주의 운동에 대한 지지는 거의 붕괴되었다. 2005년, 이라크 알카에다 소속 자살 폭탄 테러범들이 요르단 암만의 세 호텔을 공격하여 약 60명이 사망했고, 이후 여론조사에 따르면 요르단인의 65%가 알카에다에 대한 시각을 긍정에서 부정으로 바꾸었다. (역사적으로 알카에다의 피해자 중 3분의 1 이상이 무슬림이었으며, 이는 오사마 빈 라덴이 꿈꾸었던 대중 운동으로 성장하지 못한 주요 원인이다.)

하마스는 실패할 수 있는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다. 특히 중요한 점은 하마스가 대중적 지지를 받지 못하는 단체라는 사실이다. 2007년 하마스가 가자 지구를 장악한 직후부터 팔레스타인 내 하마스에 대한 지지는 감소하기 시작했다.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의 조사에 따르면, 2007년 팔레스타인 영토의 사람들 중 62%가 하마스를 긍정적으로 보았으나, 2014년에는 3분의 1에 불과했다. 팔레스타인 정치학자이자 여론 조사 전문가인 칼릴 시카키는 하마스에 대한 지지가 이스라엘과의 충돌 중에는 급등하지만, 단체가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지 못하면 다시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과도한 군사력 사용은 하마스의 지배력을 강화하고 10월 7일 사건에 대한 하마스의 선전을 돕고 있다. 시카키가 3월에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팔레스타인인의 90%는 하마스가 그날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는 생각을 부인했다. 가자 주민들이 하마스가 자신들을 대표해 저지른 일에 대해 느꼈을 혐오감은, 이스라엘이 그들의 사랑하는 사람들과 주거지, 도시에게 가한 고통으로 인해 희석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마스는 내부 균열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확대되어 궁극적으로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하마스의 군사 및 정치 지도부는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하마스의 가자 지구 기반 군사 지도자 야히야 시누와르는 10월 7일 공격을 몇몇 군사 지휘관들과 함께 계획했으며, 정치 지도자 하니야에게는 작전 시작 몇 시간 전까지 이를 알리지 않았다. 로이터는 일부 하마스 지도자들이 공격의 시기와 규모에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도했다. 하마스는 자신보다 규모는 작지만 이란과 더 긴밀하게 연계된 팔레스타인 이슬람 지하드로부터 압박과 경쟁을 받고 있으며, 가자 지구 내 하마스 조직의 대부분이 파괴된 상황에서 다른 권력 구조—특히 가문이나 범죄 조직—가 통제력을 차지하려 경쟁하며 하마스를 약화시킬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하마스가 실패할 더 가능성 높은 경로는 대중의 반발을 통한 것이다. 하마스는 가자 지구를 억압적으로 통치하며, 체포와 고문으로 반대 의견을 억누른다. 가자 주민들은 사람들을 감시하고 파일을 보관하며 시위를 억압하고 언론인을 위협하고 “부도덕한 행위”로 고발된 사람들을 추적하는 하마스의 군 정보국을 널리 혐오한다. 10월 7일 이후, 많은 팔레스타인인들은 하마스가 공격의 결과를 잘못 판단했다고 분노를 표했으며, 이는 수만 명의 가자 주민들의 죽음으로 이어진 심각한 목표 설정 오류였다. 팔레스타인인들은 하마스가 지도자와 전투원을 보호하기 위해 정교한 터널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민간인 보호에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음을 잘 알고 있다.

하마스의 실패를 유도하기 위해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에게 하마스 외에도 대안이 있으며, 더 희망적인 미래가 가능하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인도주의적 지원을 최소한으로 제한하는 대신, 이스라엘은 대규모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 단순히 인프라와 주택을 파괴하는 대신, 하마스 이후 가자 지구의 재건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집단 처벌을 가하여 팔레스타인인들이 결국 하마스를 비난하는 것을 기대하기보다는, 이스라엘은 하마스 전투원과 하마스와 무관하며 그들의 폭력적 통치와 무모한 폭력의 희생자인 대다수의 가자 주민을 구별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이스라엘은 수십 년 동안 하마스와 싸워왔고, 하마스를 상대로 몇 달에 걸친 치열한 전쟁을 벌였음에도 여전히 하마스를 완전히 물리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러나 하마스가 스스로를 패배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이스라엘은 승리를 거둘 수 있다.

참고문헌 Cronin, A. K. (2024, June, 3). How Hamas Ends. Foreign Affairs. https://www.foreignaffairs.com/israel/how-hamas-ends-gaza